미얀마 계엄령 선포…최고사령관 "비상사태 끝나면 권력이양"
[앵커]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확산세를 보이자 군사정권이 일부 대도시에 계엄령을 선포했습니다.
성난 민심과 군부의 무력이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현지에는 긴장감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미얀마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확산하자 군사 정권이 양곤 등 일부 대도시에 계엄령을 선포했습니다.
군정은 8일 저녁 양곤과 제2 도시 만달레이 7개 구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이날 밤부터 야간 통행과 5인 이상 집합을 전격적으로 금지했습니다.
쿠데타 항의 시위를 원천 봉쇄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주미얀마 한국대사관도 이날 오후 교민들에게 보낸 긴급공지문에서 "미얀마 정부가 오후 8시에서 오전 4시 사이 통행금지 조치를 전국적으로 시행할 것임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쿠데타를 일으킨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TV 연설을 통해 국민들에게 감정이 아닌 실체적 사실을 우선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비상사태 기간이 끝나면 헌법에 따라 자유롭고 공정한 총선이 치러질 것입니다. 그리고 민주적 규범에 따라 승리한 당이 권력을 이어받을 것입니다."
앞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사흘째 이어지자 미얀마 군정은 성명을 통해 국가 안정과 공공 안전에 해를 끼치는 행동들에 법적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며 강경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경찰이 진압에 고무탄과 물대포를 활용하면서 부상자가 발생했고, 앞으로 군인들이 본격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쿠데타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고, 일본도 경제 지원 중단이나 축소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들립니다.
'샤프론 혁명'으로 불리는 2007년 군정 반대 시위 당시 수백 명이 사망했던 역사적 아픔을 지닌 미얀마.
전역으로 확산하는 성난 민심과 군부의 총칼이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이상현입니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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