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3사에 이어 얼마 전 우체국 택배 상자에도 '구멍 손잡이'가 생겼습니다.
조그만 '구멍 손잡이' 하나가 택배 노동자들의 신체 부담을 10%가량 줄여준다고 하는데요.
구멍 손잡이가 택배업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계훈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하루에도 적게는 수십 번에서 많게는 수백 번까지 무거운 물건을 날라야 하는 택배 노동자들은 고질병을 달고 삽니다.
대부분 허리, 어깨, 손목 통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실제, 마트 노동자 10명 가운데 7명은 근골격계 질환 때문에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대형마트 3사에 이어 우체국에서도 택배 상자에 '구멍 손잡이'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구멍 손잡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신체 부담을 10%가량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진작에 나올 정도였는데
도입이 늦어진 이유는 뭘까?
일단, 비용이 문제였습니다.
상자에 구멍을 뚫는데 220원이 더 들어갑니다.
[권기선 / 우정사업본부 소포전자상거래 사무관 : 고중량 적재에 손잡이 사용하는데 변형이 없도록 재질 강도를 강화하는 데 사용됐습니다. 손잡이 구멍을 제작하는 데 비용과 원지 가격이 상승해서 220원의 원가가 증가했습니다.]
구멍 안으로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파손이나 도난 우려도 늘어난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엔 5kg 이상의 물건을 들어 올리는 작업을 할 경우 손잡이나 갈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 3사와 우체국이 뒤늦게 규정을 준수하고 나선 셈인데 민간 택배업계는 아직도 구멍 손잡이 도입에 미온적입니다.
고객에게서 이미 포장까지 마친 물건을 넘겨받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구본기 / 생활경제 연구소장 : 손잡이를 뚫었을 때 국민들이 이렇겐 관심을 많이 갖는 이유는 노동자들의 처우가 많이 개선됐겠구나 이렇게 느끼기 때문에…. 사람 중심의 기업문화가 빨리 정착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정부는 구멍 손잡이를 정착시키기 위해 유통·제조업체와의 협의를 계속해 다음 달 관련 지침을 내놓을 방침입니다.
YTN 계훈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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