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중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며 오는 21일부터 분류 작업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택배 기사들이 거부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우려했던 배송 대란은 피할 수 있게 됐지만, 택배 노조는 논의 기구를 만들어 근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권남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만 숨진 택배 기사는 벌써 7명.
택배 기사들은 배송하기 전 물품을 구분해 차에 싣는 분류 작업이 과로사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택배사들의 개선 노력이 보이지 않자 택배 기사 4천여 명은 오는 21일부터 작업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김태완 /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위원장 : 공짜 노동인 분류작업은 택배 노동자가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배송해야만 하는 장시간 노동의 핵심 이유이며 하루 13∼16시간 중 절반을 분류작업에 매달리면서도 단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하는 일입니다.]
추석을 앞두고 택배 대란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나섰습니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택배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논의한 끝에 다음 달 16일까지 인력 만여 명을 분류 작업에 추가로 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을 두고 논의한 택배 기사들은 분류 작업 거부 계획을 하루 만에 철회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작업 거부로 국민의 불편함이 커질 수 있다는 점과 정부 대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내린 결정입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우려됐던 배송 대란은 일단 피한 셈입니다.
[김세규 / 택배연대노조 교육선전국장 : 저희가 (정부 정책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하기로 했고 정부 노력에 긍정적으로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다만 택배 노조는 정부 대책이 과로사를 막기엔 충분하진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인력 상황을 감독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정부와 택배업계, 대책위가 과로사 문제를 협의할 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정부와 택배업계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다시 한 번 분류 작업 거부 등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도 경고했습니다.
이와 함께 분류작업을 하느라 빨라졌던 출근 시간은 추가 인력이 투입되는 오는 23일부터는 오전 9시로 늦출 예정입니다.
YTN 권남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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