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에서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해 재판에 넘겨진 새엄마에게 1심 법원이 징역 2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가해 행위로 사망이라는 결과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며 살인죄를 인정했습니다.
이상곤 기자입니다.
[기자]
"피고인이 9살 어린이를 큰 가방에서 작은 가방으로 옮겨 가둔 뒤에는 올라가 뛰었고, 결국, 피해 아동은 좁은 가방 안에서 몸이 짓눌려 숨을 쉬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살인죄가 인정된다며 A 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 아동에게 행한 가해 행위로 사망이라는 결과 발생을 충분히 인식하고 예견할 수 있었다며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피해 아동의 친아버지와 갈등이 극심해진 상황에서 분노와 원망이 폭발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피고인이 수십 차례 제출한 반성문도 언급됐는데, 변명으로 일관돼 진정으로 참회하고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잔혹한 데다 극심한 고통을 받은 피해 아동에 대한 동정심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판결문을 읽는 과정에서 재판부는 수차례 말을 잇지 못했고, 법정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가 다시 범행을 저지를 위험성은 낮아 보인다며 검찰이 요구한 전자발찌 부착 명령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피해 아동의 유족은 1심 판결이 죗값을 치르기에는 부족하고 말했습니다.
[피해 아동 유족 : 이게 22년밖에 안 나왔다는 게 너무 말도 안 되는 거 같아요. 항소해서 감형이 될 수도 있는 거고…. 아이는 그렇게 힘들게 죽었는데…. 너무 화가 나요.]
아동학대방지 단체도 판결에 아쉬움을 표하며 아동 학대 살인의 양형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공혜정 /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아동학대로 인한 살인은 그 강도라든지 참혹성이라든지 기간이 더 길고 크기 때문에…. 또 더구나 불가항력의 어린이를 일방적으로 살인한 것이기 때문에 (양형기준을 높여야 합니다.)]
법원은 사망 사고 한 달 전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되는 등 참혹한 비극을 막을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다는 점에서 안타깝다는 심정도 전했습니다.
YTN 이상곤[sklee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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