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림에 코로나19 공포까지…유럽 최대 난민촌의 비극

2020-09-12 2

굶주림에 코로나19 공포까지…유럽 최대 난민촌의 비극

[앵커]

대형 화재로 전소된 그리스의 모리아 난민캠프의 위기가 가중되고 있습니다.

1만여명의 난민들이 굶주림에 시달리며 수일째 노숙하고 있는데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일부 난민들의 행방까지 묘연해, 바이러스 확산 공포까지 엄습했습니다.

정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차가운 길바닥에 누워 울고 있는 갓난아기.

아기에게 줄 것이 없는 엄마는 그저 아기를 안고 달랩니다.

지난 8일 그리스에 있는 유럽 최대 난민촌, 모리아 캠프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난민 1만여명이 거리로 내몰렸습니다.

정원을 5배 초과한 최악의 거주 환경에서 생활하던 이들은 이제 거주지는커녕 음식과 식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물도 없고 음식도 없습니다. 3일 전부터입니다. 우리 모두는 굶주리고 있습니다. 아기와 여성들은 아프기까지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화재로 집을 잃은 이재민 수는 1만1,500명.

이 중 2,200명은 여성, 4,000명은 어린이로 파악됩니다.

그리스 당국이 캠프 인근에 임시 거주시설을 만들고 있지만, 현지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는 미성년자 난민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수용 규모는 400명에 불과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결국 그리스는 유럽연합(EU)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아마도 (모리아) 비극은 다시 한번 양심을 일깨우기 위해 필요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모든 유럽인들은 (난민) 관리를 단지 첫 번째 수용국이나 유럽 국경 국가들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새롭고 야심찬 이민과 망명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확산 공포까지 점증하고 있습니다.

불이 나기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30명의 난민 대부분이 행방조차 알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

난민들은 코로나19 공포와 굶주림에 시달리며 도움의 손길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정선미입니다. (sm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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