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제방 붕괴 마을 침수…잠자던 주민들 긴급 대피
[앵커]
섬진강에 이어 경남 창녕의 낙동강 수계에서도 이른 새벽에 제방이 붕괴되면서 2개 마을이 침수됐습니다.
화들짝 놀란 주민들은 이장의 다급한 대피방송에 잠옷차림으로 탈출해야 했습니다.
정영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호수 사이를 가로 지르는 것 같은 도로가 끊겨 있고, 그 사이로 황톳물이 쏟아내리듯 흘러갑니다.
낙동강 제방이 붕괴돼 유실되면서 물이 농경지와 마을로 들이닥쳐 호수를 이룬 겁니다.
9일 새벽 4시쯤 경남 창녕군 이방면의 낙동강 제방이 계속되는 폭우로 불어난 물에 붕괴돼 40~50m가 유실됐습니다.
강물은 이방면 장천리의 구학마을과 죽전마을로 질풍노도처럼 들이닥쳤습니다.
구학마을의 이장은 방송을 통해 다급한 목소리로 "제방이 무너져서 마을에 물이 많이 찰 것 같습니다. 주민 여러분은 대피할 준비를 하십시오"라고 알렸습니다.
잠결에 화들짝 놀란 주민들은 곧바로 지대가 높은 곳으로 피난길에 올랐고, 거동이 어려운 일부 노인들은 승용차를 타고 마을을 극적으로 탈출했습니다.
한 주민은 "잠옷바람으로 대피했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 대피 차량에 올랐던 70대 주민은 "허벅지 근처까지 강물이 올라와 조심해서 차량에 올라탔다"면서 "행여 넘어질까 정신이 아득했다"고 대피 순간을 회상했습니다.
날이 밝으면서 비구름이 걷혔지만, 오후까지 마을로 물이 계속 들이찼고 주변 도로가 모두 침수돼 한때 360여명의 주민이 고립됐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보트를 이용해 주민들을 구조했습니다.
경남의 다른 지역에서도 매몰사고나 토사유출, 하천 범람으로 인한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8일 거창군 주상면 한 야산에서는 토사가 무너져 내려 80대 노인이 매몰돼 숨졌고, 밀양시 산내면 순마교 인근 하천에서는 배수로 이물질을 제거하던 50대가 실종되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TV 정영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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