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세 멈추지 않는 미국…직접 겪어보니
[앵커]
미국에서는 지금도 매일 6만명이 넘는 코로나19 환자가 새로 발생하는 등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확산 차단을 위해선 정부 정책도 중요하지만, 시민 개개인의 방역 협조가 절대적인데요.
미국 시민들의 상황은 어떤지, 워싱턴 이경희 특파원이 살펴봤습니다.
[기자]
여기는 금요일 오후입니다.
평일이지만 거리는 비교적 한산합니다.
봉쇄가 풀린지 몇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고 외출도 꺼리는 분위기입니다.
워싱턴 디씨 중심가에 위치한 식당입니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능합니다.
주문은 물론 계산까지 큐알코드로 하도록 해 접촉을 최소화했습니다.
스타벅스는 포장만 가능한 곳이 많습니다.
문을 열지 않은 상점이 여전히 곳곳에 눈에 띄고 열어도 일찍 문을 닫기 일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고위 관료들이 마스크를 잘 쓰지 않다 보니 한국에서는 미국인이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 거리의 시민 상당수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습니다.
"마스크 착용은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코로나가 전파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지 않아요."
엘리베이터에는 2명 이상 타지 못하도록 제한도 합니다.
제가 워싱턴에 온 지 2주가 지났는데요. 한국에서는 미국에서 거의 방역이 이뤄지지 않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미국 시민들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경각심을 갖고 대응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인식이 누구에게나 동일하진 않다는 것입니다.
비교적 전 국민적으로 협조가 잘 이뤄지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다양성의 국가여서인지 개인 방역에 있어서도 편차가 컸습니다.
극도로 조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마스크 없이 공원에서 달리기를 하고 엘리베이터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조차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 열에 예닐곱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여전히 3명 정도는 무방비 상태였고, 이들에게 눈총을 주는 분위기도 아니었습니다.
"(마스크를 안 쓰는 건)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예요. 왜냐면 그건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스스로를 위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상황을 비교해보니 국민 개개인의 방역 참여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더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이미 한국과 같은 사례에서 모범답안을 찾을 수 있음에도 여전히 통제되지 않고 있다는 건 미국 정부 입장에선 고민스러운 지점이 아닐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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