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에서 집으로 가던 여성이 술에 취한 남성에게 집 앞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했습니다.
가해자가 경찰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사이 보복이 두려운 피해 여성은 결국 이사를 결정했습니다.
오태인 기자입니다.
[기자]
어둠이 내려앉은 주택가.
50대 남성이 동네를 어슬렁거립니다.
그러다 갑자기 길을 가던 여성을 따라 건물로 들어갑니다.
가해 남성은 여성이 사는 집 앞까지 뒤따라와 비밀번호를 누르는 여성을 폭행했습니다.
만취한 남성은 거친 욕설과 함께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며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폭행 피해 여성 : 내 아들이 깡패인데 네까짓 x는 맞아야 해하면서 얼굴을 때리기 시작했고 그 뒤부터 등이랑 이런 곳을….]
피해자 신고로 현장에 간 경찰은 파출소에서 남성의 신분과 주거지만 파악하고 돌려보냈습니다.
이후 남성은 몇 차례 소환 통보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조사를 미뤘습니다.
출석 요청만 반복하는 사이 피해자는 보복당할까 두려워 이사까지 결심했습니다.
[폭행 피해 여성 : 그분(가해자)이 집을 알고 있다 보니까 이분이 언제 보복할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같은 동네에 거주하고 있다고 하니까 불안감에 살 수 없어서 이사를 결정했고….]
경찰은 피의자 신원이 확인되고, 범행도 시인한 만큼 체포 요건에 이르지 못한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스마트 워치'를 지급하는 등 피해자 보호도 할 수 있는 만큼 했다고 밝혔습니다.
[경남 사천경찰서 관계자 : 인적사항이 다 있고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범행을 부인하는 것도 아니거든요. 법적 절차에 따라 처하는 것이지 특정 사건을 놓고 그렇게 (체포) 할 수 없습니다.]
피의자 인권을 보호한다는 법과 규칙에 피의자는 여전히 골목을 활보하고, 피해자만 집을 떠날 처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습니다.
YTN 오태인[otaei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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