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은' 이동국...이제는 세리머니 장인? / YTN

2020-06-08 7

지난주 프로축구 K리그에서는 '살아있는 전설' 전북 이동국 선수가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무릎 꿇기 세리머니를 펼쳤습니다.

흥겨움에 의미까지 더한 품격있는 뒤풀이였습니다.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전매특허 발리슛으로 쐐기 골을 넣은 전북 이동국, 기다렸다는 듯 카메라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습니다.

전 세계 그라운드에 번진 인종차별 반대 세리머니에 동참한 겁니다.

[이동국 / 프로축구 전북 공격수 : 인종차별에 대해서 이슈가 많이 되고 있는데, 우리 아이들이 살아야 할 미래에는 그런 게 없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저도 하게 됐어요.]

이동국은 지난달 개막전 때 K리그 시즌 첫 골을 넣고서는 '덕분에 챌린지'를 했습니다.

코로나19로 헌신하는 의료진에 감사를 표시한 건데, 품격있는 뒤풀이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이런 울림 있는 몸짓은 대체 언제부터일까.

풋풋한 얼굴의 이동국은, 10년 넘게 판에 박힌 듯, 두 팔을 벌리고 그저 달리기만 했습니다.

수줍은 함박웃음이 인상적이지만, 사실 큰 특색은 없습니다.

자천타천, 이동국 최고의 골로 뽑는 독일전 터닝슛 때도 점프가 추가됐을 뿐, 세리머니는 밋밋한 수준입니다.

[이동국 / 프로축구 전북 공격수 : 점프를 한 3미터 넘게 한 것 같은데, 그때? 굳이 뭔가를 준비하고 나가지를 않아서…. 재밌는 거 있으면 얘기 좀 해주세요.]

하지만 30대 중반을 넘긴 베테랑은 확 달라졌습니다.

욱일기를 흔드는 열혈 일본 관중을 눈빛 하나로 우아하게 제압한, '박지성 산책' 재현이 단연 압권이었고,

다섯 아이와 함께한 예능 출연으로 반 방송인이 된 후에는 세상 모든 아버지에 바치는 '슈퍼맨'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나이 마흔 둘, 늘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뛴다는 이동국은 전북의 4년 연속 우승을 목표로 발랄하고 묵직한 세리머니를 쭉 이어갈 생각입니다.

[이동국 / 프로축구 전북 공격수 : (올 시즌 세리머니를) 열 번은 해야겠는데, 열 번 이상은 해야겠는데…. 저한테 주어진 기회를 다 살리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시즌에 임하고 있죠.]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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