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물내 요양·정신병원서 집단감염…예고된 인재
[앵커]
대구에서 같은 건물 안에 있는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보건당국은 외부 감염원에 의한 전파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현장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정지훈 기자.
[기자]
네, 제가 있는 곳은 대구 달성군 병원 건물 앞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건물은 200명이 넘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 제2미주병원과 대실 요양병원이 있는 곳입니다.
3~7층까지를 대실 요양병원이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 8~11층을 정신병원인 제2미주병원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늘(31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제2 미주병원 134명, 대실 요양병원 94명입니다.
한 건물에서 모두 22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두 병원이 각자 다른 층을 사용하고 있지만 같은 엘리베이터를 사용하고 있어 처음 대실 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 제2미주병원 감염확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보건당국도 이렇게 많은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원인에 대해 승강기와 1층 외부 흡연장소 등 건물 안팎의 환경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을 거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 건물 2개 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 보건당국이 어느 정도 밝혀냈나요?
[기자]
네. 보건당국은 오늘 역학조사 결과에 대한 브리핑에서 이번 집단감염 사태의 시작이 외부 감염원일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앞서 역학조사관들이 이 건물 CCTV와 출입대장 등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인데요.
보건당국은 대실 요양병원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기 전 외부인이 병원 7층을 드나든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보건당국은 이 외부인이 방문당시는 확진 환자는 아니었지만 이후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외부인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파한 감염원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게 보건당국의 설명입니다.
무증상 감염 상태에서 다른 사람이 대실 요양병원을 드나들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보건당국은 이 외부인이 병원 방문 당시 어떤 환자와 접촉했는지를 조사하는 한편 여러 경우의 수를 두고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앵커]
제2미주병원은 현재 병원 전체를 통째로 격리하는 이른바 코호트 격리를 실시 중인데요.
정신병원이라는 특성상 적절한 조치인지에 대해서 여전히 논란인데요.
[기자]
네, 제2미주병원은 어제도 종사자와 환자 등 58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오늘 신규 환자 1명이 더 늘면서 환자는 134명을 늘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앞선 청도 대남병원의 사례에서 보듯이, 폐쇄된 공간이기 때문에 병원을 통째로 격리해 오히려 밀폐된 공간에서 빠르게 감염이 진행됐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습니다.
하지만 지금 의료 현실에 비춰 봤을 때 코호트 격리가 최선의 조치라는 게 병원 측 주장입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들은 일단 음압치료 격리 시설이 갖춰진 병원으로 이송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확진 여부가 불분명한 환자의 경우 현실적으로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막연한 측면이 있습니다.
우선 일반병원에선 정신병원 환자들을 맡아줄 여력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여기에다가 감염 초기의 경우 증상이 뚜렷하지 않거나, 심지어 무증상자에 의해서도 감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다른 병원으로 이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소극적인 게 현실입니다.
또 정신병원 입원환자들을 돌보기 위해선 정신보건 전문 간호사와 의료진이 필요한데 이런 인력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의료진도 밀접접촉자지만 보건당국의 요청에 동의한 이 병원 의료진들이 방호복을 입고 입원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정신병원의 집단감염 확산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일반병원과 달리 정신병원 내 감염병 대응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구에서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