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원인' 사회적 논란은 유가족에 상처
생존 장병 전역자 33명 가운데 전상 유공자 10명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우리 장병 46명이 전사한, 천안함 사건이 일어난 지 오늘로 꼭 10년입니다.
길다면 긴 시간이 지났지만, 가족·전우를 먼저 보낸 유족과 생존 장병들의 고통은 옅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임성호 기자입니다.
[기자]
10년 전 천안함이 피격됐을 때, 제대를 한 달여 앞뒀던 이상희 병장은 전우 45명과 함께 전사했습니다.
아버지 이성우 씨는 3주 만에야 물속에서 올라온 아들을 만났습니다.
그러고는, 한평생 일하던 건설 현장으로 돌아와 10년을 살아냈습니다.
[이성우 / 천안함 전사자 '이상희 하사' 아버지 : 아이(이상희 하사)를 먼저 보냈지만, 저 역시도 생업이 있으니까…. 생업에 열중해야 남은 자식들하고도 살아갈 수 있잖아요. 혼자 눈물 흘리면서 운전하며 집에 갈 때가 많이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부재의 슬픔은 유족들에게 예기치 않게 밀려옵니다.
가장 아픈 건 천안함 침몰 원인을 두고 끝없이 이어지는 사회적 논란입니다.
[이성후 / 천안함 전사자 '이상희 하사' 아버지 : 현 정부나 대통령께서 언론을 통해서 정식으로 천안함 폭침은 북한 소행이라는 한 말씀만 해주신다면, 진영 논리에 의해서 우리 아이들의 명예가 실추되는 것이 잦아들 것 같습니다.]
사지에서 생환한 장병들에게 10년 전 일은, 기억이 아니라 몸속에 현존하는 고통입니다.
지난 2018년, 생존 장병들의 삶의 모습과 건강 상태를 조사한 한 연구에서, 응답자 가운데 절반이 '극단적 선택을 심각하게 고민'했고, 또 이중 절반은 '실제로 시도했다'고 답했습니다.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사건을 겪은 뒤 느끼는 불안감 등을 뜻하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 PTSD를 호소하는 생존자도 87.5%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국가의 의료 지원이나 취업 지원 등은 거의 받지 못했다고 생존 장병들은 말합니다.
[안종민 / 보훈단체 '리멤버코리아' 사무국장 : (생존 장병) 공기업 (취업자가) 딱 한 명입니다, 딱 한 명. 국가유공자법에는 명확하게 '취업 지원'이라는 얘기가 나와요. 의료 지원, 국가에서 해줄 수 있거든요? 12명이 몰랐어요.]
생존 장병 전역자 33명 가운데 전상 유공자가 된 이들도 10명에 불과합니다.
정신적 후유증이 전상 유공자 상이등급에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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