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에 꼼수…되레 정치염증 더하는 연동형 비례제

2020-03-01 2

꼼수에 꼼수…되레 정치염증 더하는 연동형 비례제

[앵커]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이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연동형 비례제 도입이 초래한 예상치 못한 상황인데요.

비례대표 의석을 노린 이합집산과 신생정당 창당이 끝없이 이어지면서 정치염증만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준흠 기자입니다.

[기자]

여권 안팎에서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창당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확산하는 데 대해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정치퇴행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진보세력 위상을 약화하고 지역구 선거에서 참패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습니다.

"비례민주당이든 비례민주연합당이든 비례정당 창당은 대 미래한국당 명분은 있지만 대국민 명분은 없습니다."

하지만 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이번 주 공천 심사에 들어가는 것과 맞물려 민주당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정봉주 전 의원이 비례정당 창당에 앞장선 가운데 민주당 내에선 이제는 비판을 감수하고 맞불을 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국정과 헌정을 사실상 중단시키고자 하는 탄핵에 대해 국민의 이름으로 막아야 하기 때문에, 만들어야 한다는 게 더 큰 명분이죠."

비례의석을 둘러싼 이전투구 속에서 연동형 비례제가 오히려 다당제의 발목을 잡는 흐름입니다.

안철수 대표가 다시 만든 국민의당은 지역 기반인 호남의 외면으로 힘을 못 쓰고 있고, 그 사이에 의원들은 대거 미래통합당으로 이탈했습니다.

안 대표는 급기야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겠다며 비례정당을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정의당, 민중당, 우리공화당 등 지역구 의석을 가진 군소정당 역시 비례의석 얻기에 힘쏟는 모양새입니다.

다당제를 통해 국민의 여러 목소리를 의정에 반영하자는 게 연비제 도입의 취지였지만, 한국정치의 수준을 도외시한 탓에 되레 정치염증만 더하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이준흠입니다. (h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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