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불편하지만 우리 시대 솔직하게 그렸다"
[앵커]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 4관왕을 이루고 돌아온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이 귀국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봉 감독은 흥행에 대한 우려에도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솔직하게 담으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박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오스카 4관왕까지 일구며 영화사의 새로운 역사를 쓴 봉준호 감독.
홀가분한 표정의 봉 감독은 '기생충 현상'의 원인 분석은 전문가들의 몫으로 돌리면서, 다만 제작과정에서 우리사회의 어두운 면을 회피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솔직하게 그리려고 했던 게 대중적인 측면에서 위험해 보일 수는 있어도 영화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감독으로서 처음 경험한 오스카 캠페인은 게릴라전과 같았습니다.
6개월간 북미에서 인터뷰만 600회, 관객과의 대화도 100회 이상 가졌습니다.
"거대 스튜디오나 넷플릭스에 비하면 못 미치는 예산으로 대신 열정으로 뛰면서 그말인 즉슨 저와 강호 선배님이 코피를 흘릴 일이 많았다는 것인데…"
감독상 수상 소감으로 마틴 스코세이지를 언급해 감동을 안겼던 봉 감독은 스코세이지로부터 받은 편지 내용도 일부 소개했습니다.
"조금만 쉬라고, 나도 그렇고 다들 차기작을 기다리니까 조금만 쉬고 일하라고 편지 보내주셨어요. 감사하고 기뻤어요."
1999년 '플란다스의 개'로 데뷔해 영화를 만들어 온 지 20년. 젊은 감독들이 실험적인 영화에 도전하기 어려워진 환경과 관련한 조언도 잊지 않았습니다.
"영화라는 것이 가진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고 도전적인 영화들을 산업이 껴안고 수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봉 감독은 '기생충'의 쾌거가 영화사적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지만 그보단 영화 자체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연합뉴스TV 박효정입니다. (ba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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