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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외환 위기 직격탄을 맞은 1997년 12월, 충남 예산 한 재래시장에서 30대 부부가 아홉 살 딸내미 손을 잡고 어물전을 온라인경마 기웃거렸다. 끼니를 때워야 하는데 동태 한 마리 살 돈이 없었다. 며칠 전 수확 마친 배추밭에서 남은 이파리를 줍다 걸려 파출소에 다녀온 뒤라, 어물전 쓰레기통에서 그냥 집어 가기 겁났다. 부부가 어물전 주인에게 "팔고 온라인경마 남은 생선 머리 토막 하나 달라"고 하자, 주인이 "생선 대가리를 왜 찾느냐"고 물었다. '우리 먹으려고 그런다'는 말이 차마 안 나와 "강아지 먹일 거"라고 대답하는데, 딸이 끼어들었다. "우리 집에 강아지 없는데? 나 모르는 데 숨겨놨어?"
그날 재래시장에서 끼닛거리 찾던 부부가 부도를 딛고 재기해 지난해 '아너소사이어티'에 1억원씩 기부했다. 충남 청양에서 연매출 99억원짜리 비료 회사 '신기산업'을 운영하는 신정용(62)·김동복(57)씨다. 부부가 그해 연말 충남 지역 아너 회원들 모임에 나갔더니, 40대 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