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새해 첫날 전원회의 기록영화 보도
김정은, 집권 이후 처음으로 신년사 생략
전원회의 발언으로 대체…상황 엄중함 드러낸 듯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새해 첫날 신년사를 생략한 건 집권 이후 처음입니다.
스스로 정한 시한까지 북미 협상이 출구를 찾지 못하면서 엄중한 상황과 위기의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입니다.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로 새해 첫날을 시작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세밑 나흘간 이어진 전원회의 기록영화를 내보낸 북한 방송.
매년 1월 1일, 1면에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싣던 노동신문도 올해는 온통 전원회의 소식으로 장식됐습니다.
김 위원장이 집권 두 번째 해부터 거르지 않던 육성 신년사를 처음으로 생략한 겁니다.
스스로 정한 시한 내 끝내 북미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서 형식 파격을 통해 상황의 엄중함을 드러냈다는 분석입니다.
비핵화 협상의 시작을 알린 지난 2018년과 대화 기조를 이어간 지난해 신년사와는 내용이 180도 달라진 만큼 형식도 전원회의 발언으로 대체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형석 / 전 통일부 차관 : 연말에 시한을 뒀고 그러면 연말이 물리적으로 지나가는 시점에서 무언가 입장 변화를 줘야 되는데... 단순하게 신년사 형태로 그 내용을 공개하는 것보다는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의 결정이다라고 하는 게 보다 더 무게감이 있습니다.]
위기 때면 신년사를 건너뛰었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방식을 따라 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 전 주석은 전후 권력투쟁을 벌이던 지난 1957년 신년사를 생략했고, 1987년엔 새해 직전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로 신년사를 갈음했습니다.
실제로 노동신문은 지난 4월 하노이 협상 결렬에 따른 김정은 위원장의 빈손 귀환과 자력갱생 강조를 김일성 주석의 1956년 경제 자립 노선 투쟁 행보에 빗댄 바 있습니다.
인민복을 입고 뿔테 안경을 쓴 채 전원회의 나흘 내내 연단에 선 김 위원장의 모습은 김 전 주석의 생전 모습을 연상시켰습니다.
YTN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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