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와해' 사과했지만…200일 앞둔 고공농성

2019-12-25 1

'노조 와해' 사과했지만…200일 앞둔 고공농성

[앵커]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노조를 만들려다 해고당한 김용희 씨의 고공 농성이 내일(26일)이면 200일이 됩니다.

노조 와해 혐의로 삼성 임원들에게 실형이 선고되고 삼성이 사과문도 냈지만, 김씨는 여전히 내려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수주 기자입니다.

[기자]

"200일 안에 땅으로! 메리크리스마스~"

휴대전화 속 옅은 미소를 짓는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 씨.

시민들이 준비한 음식이 하늘로 올라갑니다.

26일이면 김씨가 철탑에 오른 지 200일.

"철탑 위 내부 공간의 모습입니다. 보시다시피 허리를 펼 수도 없고 너무 비좁은 관계로 다리를 뻗을 수도 없습니다."

김씨는 1991년 삼성시계에서 노조를 만들다 해고당했습니다.

김씨를 노조에 매달리게 한 건 이른 아침 걸려온 전화 한 통.

"'제 남편이 어제밤에 야근 근무하다 프레스에 손이 절단됐는데 어떻게 집에서 치료도 안 해주고 기다리라 하느냐'…갔더니 응급치료도 하지 않고 그냥 수건으로 머리통만 하게 묶어놨어요. 그게 너무 가슴이 아팠던 거예요."

해고무효 소송에 러시아 발령까지 버티며 복직을 이뤄냈지만 복직 한 달 전 회사는 사라졌고, 어느덧 정년퇴직할 나이가 됐습니다.

회유와 협박, 간첩 누명 등 노조를 만들려던 직원들의 경험은 비슷합니다.

"큰 애가 초등학교 4학년 때인데 아이들에게 학교에 가서 소문을 내는 거예요. 너희 아빠가 빨갱이다, 간첩이다…"

노조 와해 혐의로 임직원에게 유죄가 선고됐지만 남은 건 4줄짜리 사과문 뿐.

삼성 측은 회사가 없어져 방법이 없단 입장입니다.

"무노조 경영을 하기 위해서 희생된 해고자들, 이 부분이 들어간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아내야겠고…명예회복직이라도 꼭 하고 싶습니다."

김씨는 오늘도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박수주입니다. (soo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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