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개표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다는 주장이 SNS 등에서 확산되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진화에 나서기 위해 실시한 투표 개표과정 시연회가 17일 국회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후 2시부터 국회 본관 지하1층 강당에서 시작될 예정이었던 시연회는 그러나 낮 1시 이후부터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전문가로 참석한 이경목 교수(세명대학교)의 강한 항의가 계속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그동안 전자개표기가 쉽게 조작될 수 있다고 주장해 온 이 교수는 이날도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내가 직접 시연해 볼 수 있으니 시간을 달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수와 일부 참관인들의 요구가 계속 이어지자 선관위측은 국회 경위들에게 개표 시연장소 보호 요청을 해 이들을 강당에서 강제로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이 교수가 넘어지면서 다쳐 119에 결국 실려가는 불상사도 벌어졌다.
그러나 이후 시연은 순조롭게 진행됐고 선관위측은 "개표과정은 조작할 수 없다"고 계속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는 모두 2000장의 모의 투표용지가 지난 대선 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개표됐다.
개표기도 지난 대선에서 서초구 개표에 실제 사용됐던 모델(2002년산)이 쓰였다.
시연회장에 설치된 테이블은 모두 3개로 개함부(6명), 투표지 분류기 운영부(5명), 심사 집계부(7명) 등 이었다.
선관위 관계자는 개표기 오류 가능성에 대해 "개표기를 통해 집계된 100장짜리 용지 묶음은 다시 일일이 손으로 분류되며 개표기는 보조적 수단"이라면서 "개표기 오류로 집계가 틀릴 가능성은 제로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연이 끝난 뒤에도 일부 참관인들은 계속 개표 시연은 의미가 없다며 수개표를 통한 재검표를 계속 요구했다. [기획 / 제작 : 김대훈 김원유 김송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