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장준하 선생 37주기 추모식과 장준하공원 제막식이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성동리 통일공원에서 열렸다.
이날 제막식에는 장준하 선생의 미망인 김희숙 여사와 장남 장호권 씨,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 정세균 대선 경선 후보 등 추모객 500여명이 참석해 넋을 달랬다.
추모행사는 개식, 초혼, 조총, 추모식사, 추념사, 추모가, 헌화분양, 폐식 등 순으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이해찬 대표는 추념사에서 "당시 여러 차례 진상규명 시도가 있었으나 한 번도 당당하게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며 "반드시 진상을 규명해서 그 못된 짓을 한 저들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호권(63) 씨는 "아버님이 참 비참하게 죽임을 당했다"며 "장준하기념사업회를 통해 국가에 진상규명을 요청하고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다짐했다.
장준하 선생의 묘는 지난 1일 돌베개 모양의 바위로 묘의 봉분을 삼아 공원 위쪽 양지 바른 곳에 조성됐다.
공원에 설치된 추모벽은 장준하 선생의 뜻과 희생정신을 백두대간으로 좌우측에 형상화했다.
좌측 벽은 연보를 기록했고, 우측 벽에는 장준하 선생의 대표적 저서인 '돌베개'와 당대 지식인의 등대 역할을 했던 '사상계'에 대한 소개 등이 수록됐다.
추모벽 중앙에는 장준하 선생의 고행과 정신을 기리는 상징적 요소인 돌베개를 설치해 통일의 염원을 담았다. 장준하 선생의 흉상부조도 설치됐다.
1918년 평안북도 의주에서 태어난 장준하 선생은 일제 강점기 광복군·임시정부 소속으로 독립운동을 벌였다.
해방 뒤에는 3선 개헌에 반대하는 등 민주화 운동을 벌이다 1975년 8월 경기 포천시 약사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검찰은 '등산 중 실족에 의한 추락사'라고 사인을 발표했다.
과거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 2004년 타살 의혹을 조사했으나 '진상규명 불능'이라는 결론지었다.
유족은 지난 1일 이장하는 과정에서 두개골 뒤쪽에 지름 5∼6cm의 구멍과 금이 간 흔적이 발견됐다며 타살 의혹을 재차 주장하고 나섰다.
(CBS 고무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