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정부가 반정부 시위 격화로 다음 달 중순 열릴 예정이던 APEC 정상회의 개최를 포기한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협상을 비롯해 정상들의 주요 외교 일정에 적잖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칠레 산티아고 도심에서 대규모 시위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방화와 약탈이 잇따르는 등 극심한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반정부 시위로 치안 불안이 커지자 칠레 정부는 급기야 국제회의 개최를 포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 개막을 불과 17일 앞두고 내린 전격적인 결정입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 칠레 대통령 :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운 결정이지만 다음 달 APEC 정상회의와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APEC 정상회의에 참가하기로 한 정상들은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1단계 합의안에 서명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미중 정상의 무역협상 추진 일정은 차질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또 한일 갈등의 실타래를 풀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만남도 무산됐습니다.
칠레에서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는 정부의 대대적인 개각 등 잇단 유화책에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로드리고 프레나페타 / 칠레 대학생 : 더 큰 재앙을 막기 위해 모든 국민이 시위에 참여할 것을 요구합니다. 시위하는 것도 정당하고, 개혁 요구도 정당합니다.]
칠레 정부의 안일한 대처로 사회 불평등에 대한 범국민적 분노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회의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YTN 이교준[kyojo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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