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돼지 모두 살처분..."창궐 직전 상황" / YTN

2019-09-28 20

농장 주인에게는 자식 같은 가축, 돼지를 이유 없이 모두 살처분해야 하는 기막힌 일이 강화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창궐 직전까지 갔을 수도 있다"는 총리 말처럼 확산을 막기 위한 특단의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류재복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굴착기가 쉼 없이 땅을 팝니다.

살처분한 돼지를 묻기 위해서입니다.

살아있는 돼지는 대부분 이산화탄소로 살처분한 뒤 땅에 묻습니다.

인천시 강화군에 있는 농장 35곳은 앞으로 며칠 동안 돼지 3만8천 마리를 이런 식으로 살처분해야 합니다.

강화에서만 아프리카돼지열병 다섯 건이 연이어 확진된 뒤 내려진 결정입니다.

[이낙연 / 국무총리 : 바이러스 거의 창궐 직전까지 갔다고 판단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다른 돼지들도 예방 처분하기로 농가들과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알 수 없는 감염 경로와 커지는 확산 우려도 살처분 결정의 요인입니다.

일곱 번째 발생지인 삼산면은 돼지 두 마리를 키우는 농가였는데 섬인 데다 축산 관련 차량의 이동도 없었습니다.

북한으로부터의 전파, 파리 등 곤충 감염 등 추측만 무성합니다.

아홉 번째 발생한 하점면 농장에서는 어미돼지가 아니라 출하를 앞둔 '비육돈'에서 질병이 발생했습니다.

도축장을 통해 전국으로 퍼져 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정현규 / 한수 양돈 연구소 대표 : 집단으로 관리하는 비육돈은 바이러스가 증폭되는 숫자나 속도가 굉장히 빨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위험할 수 있겠다…]

지난 24일 이후 강화를 뺀 나머지 지역에서는 지금까지 추가 발생이 없었습니다.

강화군에 내려진 특단의 대책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막는 '신의 한 수'가 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YTN 류재복[jaebogy@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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