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를 국제 평화지대로 만들자는 구상을 발표했습니다.
국제 평화지대가 구축되면 북한의 안전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동시에 한국도 항구적인 평화를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뉴욕에서 김도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우리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3년 연속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가 임박한 가운데 이뤄진 연설에서 DMZ 국제 평화지대 구상을 발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유엔과 모든 회원국들에게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는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DMZ 국제 평화지대 구축이 북한의 안전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동시에 한국도 항구적인 평화를 얻는 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판문점과 개성을 이어 평화협력지구로 지정하고, DMZ 안에 유엔기구 등이 자리 잡는다면 국제적인 평화지대가 될 거라며, 남북이 공동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또, DMZ에 매설된 지뢰 38만 발을 우리 단독으로 제거하는 데는 15년이 걸린다며 '유엔지뢰행동조직' 같은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를 실천해 나간다면 국제사회도 이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변함없는 한반도 문제 해결의 3원칙도 다시 천명했습니다.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이 있어선 안 되고 완전한 종전을 이뤄야 한다는 '전쟁 불용',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의 모든 적대행위 중단 등 남북한 상호 안전보장, 남북이 함께 하는 평화경제를 통한 공동번영의 원칙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 한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할 것입니다. 북한도 한국의 안전을 보장하길 원합니다. 서로의 안전이 보장될 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거부와 무역보복 조치도 완곡하게 비판했습니다.
일본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식민지배의 아픔을 딛고 자유무역의 경쟁질서를 기반으로 발전한 동아시아의 경험을 언급하며 과거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촉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과거에 대한 진지한 성찰 위에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가치를 굳게 지키며 협력할 때 우리는 더욱 발전해나갈...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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