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 보석' 양승태, 179일 만에 집으로..."성실히 재판 응할 것" / YTN

2019-07-22 14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재판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79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재판부가 직권으로 보석 결정을 한 건데, 고심 끝에 조건을 수용한 양 전 대법원장은 달라질 건 없다며 성실히 재판을 받겠다고 말했습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장 차림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띤 채 구치소를 빠져나옵니다.

지난 1월 24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된 지 179일 만입니다.

취재진의 이어지는 질문에, 보석에 관계 없이 성실하게 재판을 받겠다고 간단히 답했습니다.

[양승태 / 前 대법원장 : 지금 한창 재판이 진행 중이니까 신병 관계가 어떻게 됐든 제가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앞으로 성실하게 재판에 응할 것입니다.]

보석 결정은 피고인의 청구 없이 재판부 직권으로 이뤄졌습니다.

1심 구속 기간인 6개월이 다 끝나가지만 선고까지 갈 길이 멀어 보이자, 재판부가 여러 조건을 걸고 석방하기로 한 겁니다.

재판부는 먼저 보증금 3억 원과 함께 주거를 경기 성남시 자택으로만 제한한다는 조건을 걸었습니다.

또 직접 또는 제삼자를 통한 사건 관계인들과 접촉도 금지했습니다.

도망 또는 증거 인멸 행위를 해선 안 되고, 3일 이상 여행하거나 출국할 경우 미리 법원에 신고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보석 조건을 위반할 경우 보석을 취소하고 보증금을 몰수할 수 있고,

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20일 이내의 감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보석 조건이 모호하다며 우려를 나타냈지만, 고심 끝에 결국 조건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처럼 '자택 구금' 수준의 조건을 요청했던 검찰은 사실상 '조기 석방'이나 다름없다고 반발했습니다.

검찰은 신문할 증인만 200여 명이 넘는 상황에서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여전히 크다고 비판했습니다.

양측의 법정 공방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양 전 대법원장은 오늘(23일) 처음 불구속 상태로 1심 재판에 출석합니다.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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