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6·25..."죽기 전 고향 땅 밟았으면..." / YTN

2019-06-24 14

동족상잔의 6·25 전쟁이 남긴 상처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산가족입니다.

북녘의 가족을 만나겠다고 지금까지 13만여 명이 신청했지만, 하나둘 세상을 등지면서 이젠 5만4천 명 정도만 남았고 대부분 80대 이상의 고령자가 됐습니다.

한 해 한 해, 세월이 흐를수록 가슴이 타들어 가는 이산가족을 차유정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6.25 전쟁으로 친형과 생이별한 윤일영 씨.

가족 모두 남쪽으로 내려왔지만, 북녘 고향 땅에 잠깐 다녀오겠다고 나간 형은 그대로 연락이 끊겼습니다.

[윤일영 / 이산가족 : 고향에 친구들 몇 명하고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인사하고 갔다는 거예요. 그리고 가서는 소식이 끊긴 겁니다.]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지만 5년째 감감무소식입니다.

형님이 살아계시더라도 벌써 여든여덟.

이젠 생사만이라도 확인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뿐입니다.

[윤일영 / 이산가족 : 기대를 접은 지 오래됐습니다. 살아계시겠어요? 그래도 생사확인이 됐으면 좋겠다….]

기다리다 지쳐 끝내 한을 풀지 못하고 눈을 감는 이산가족만 계속 늘고 있습니다.

지난 1988년부터 통일부에 접수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3만 3천여 명 가운데 생존자는 5만4천여 명.

급속한 고령화로 생존자의 60% 이상이 80대 이상입니다.

90대 이상도 다섯 명 중 한 명꼴입니다.

[박정희 / 일천만 이산가족위원회 사무국장 : 이북오도청 실향민 어르신들 연세가 80~90세에요. 85% 정도밖에, 전부 돌아가시고 얼마 안 남으신 거죠.]

지난해 이산가족 상봉에서도 상봉을 신청한 당사자가 숨져 일면식 없는 친척들을 만나는 사례가 부지기수였습니다.

[손경철 / 北 문성옥 할머니 조카 : 어머니도 여기에 점이 있었거든, 너무 똑같아, 쌍둥이 같아. 들어오는데 우리 어머니가 살아 돌아오시는 줄 알았어….]

지난해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상설 면회소 개소와 화상 상봉 등 다양한 해결책이 나왔지만, 대북 제재 등 걸림돌이 많아 기약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21차례 진행된 상봉 행사에서 가족을 만난 이산가족은 고작 4천 명.

기억은 점점 흐려지고,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이산가족들의 애만 더욱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YTN 차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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