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리비아에서 무장단체에 납치된 우리 국민 주 모 씨가 피랍 315일 만에 석방됐습니다.
정부에 감사를 표한 주 씨는 내일(18일) 귀국할 예정인데, 석방과정에서 아랍에미리트의 역할도 있었다고 정부는 밝혔습니다.
한연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피랍 315일째."
지난해 7월 리비아의 무장단체에 피랍됐던 주 모 씨가 수염이 잔뜩 긴 채로 아랍에미리트 우리 공관에 도착해서 직접 내뱉은 말입니다.
고통스러운 날을 하루하루 세어가며 안전하게 풀려날 날만을 기다려 온 겁니다.
함께 피랍된 필리핀인 3명과 달리 자신은 말동무도 없어 3배나 긴 900일가량을 보낸 것 같다며 그동안의 심경도 밝혔습니다.
또 자신으로 인해 여러 사람이 고생한 것 같아 무척 죄송하고, 대통령과 정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습니다.
검진 결과 건강에 큰 문제는 없지만, 빛이 차단된 공간에 오래 머물러 시력이 조금 나빠지고, 살이 많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석방에 결정적 역할을 한 건 아랍에미리트의 협조입니다.
사건 발생 직후 합동 TF를 꾸려 리비아는 물론 미국 등 주요 우방국과 공조해 온 정부는 지난 2월 말 아랍에미리트 모하메드 왕세제가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당시에도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 측이 그 이후 리비아 국민군과 소통한 끝에, 주 씨가 석방됐는데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현금 제공은 없었고, 아랍에미리트가 가진 지역 내의 영향력과 부족 간 협력 관계를 동원해서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정의용 / 국가안보실장 :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주 씨 석방에 결정적 역할을 해준 UAE 정부와 모하메드 왕세제께 우리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의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정부는 형사 고발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행금지 국가인 리비아에 우리 국민 4명이 아직 남아 있는 만큼, 신변 안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철수 권고를 한다는 방침입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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