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산불 한 달...복구도 삶도 '막막' / YTN

2019-05-04 21

강원도 산불이 난 지 오늘(4일)로 꼭 한 달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복구는 시작도 못 한 채 이재민들의 고단한 삶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최근 정부가 복구 계획을 발표했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걷잡을 수 없이 번진 불길을 따라 화마가 남긴 상처는 아직도 선명합니다.

축구장 3,970개를 합친 면적에 이르는 산림은 한순간에 잿더미가 됐습니다.

폐허로 변한 삶의 터전에는 검게 타버린 잔해만 널려 있습니다.

이재민은 역대 대형 산불 가운데 가장 많은 천2백여 명,

대부분 학교 체육관이나 공공기관 연수원 등에서 한 달째 지내고 있습니다.

[한연옥 / 이재민 : 허리도 안 좋은 데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어디에 말할 수 없죠. 그냥 빨리 해결해줬으면 원하는 건 그거예요.]

최근 정부가 복구 계획을 발표했지만, 주민 반발은 여전합니다.

주택이 모두 탄 경우 정부 지원금 1,300만 원에 국민 성금 등을 합쳐 6,300만 원이 지원됩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국민 성금 2천만 원씩 배분됩니다.

하지만 국민 성금을 빼면 피해 주민들에 대한 정부 지원은 너무 미흡하다는 겁니다.

실제로 복구비 1,853억 원 가운데 거의 90%는 산림과 관광지 등 공공시설 복구에 쓰입니다.

[장일기 / 속초 산불 피해 비상대책위원장 : 대통령령에 나와 있는 (주택) 완파 천3백만 원과 반파 650만 원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나머지는 국민 성금으로 해결하는 게 말도 안 됩니다.]

속초·고성지역은 발화 원인을 제공한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추가 지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원 범위와 규모를 둘러싼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보상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다 보니 불탄 건물 철거도 지연되고 있습니다. 전체 대상 건물 1,200여 동 가운데 철거된 건물은 20%도 채 안 됩니다.

검게 탄 폐허에서도 새싹은 돋아나고 있지만 피해 주민들의 삶은 언제 회복될지 막막해 보입니다.

 YTN 송세혁[sh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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