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통제선 부근 강원도 최북단 농촌 마을이 최근 나라 땅 임대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 변경에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이유가 뭔지, 지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입니다.
'펀치 볼'이라는 지명으로 불리는 해발 400~500m 고지대 분지인데, 민통선 부근 땅의 70% 이상이 국유지입니다.
6·25 전쟁 후 정부가 집단 이주정책을 펴서 이주민에게 경작권을 준 곳이기도 합니다.
주민들은 수십 년 동안 돌과 포탄을 골라내며 빌린 국유지를 농토로 일궜습니다.
[김광수 / 국유지 임대 농민 : 이건 전체가 우리가 만들었잖아. 전체. 우리가 돈을 들여서. 힘드나 마나 지뢰만 있어? 돌도 그렇고 나무가 이랬고. 그거 우리가 다 캐내고 그땐 장비도 없었어. 70년대에는.]
그런데 최근 정부가 이 일대 국유지 임대 기준을 바꿨습니다.
그동안 없던 면적 제한이 생겼고, 새로 땅을 빌리려면 지금처럼 수의 계약이 아니라 경쟁 입찰을 하도록 했습니다.
나라 땅을 내 땅처럼 사용한 일부 주민 때문이었습니다.
땅은 넓고 인구는 적다 보니 농사 규모는 점점 더 커졌습니다. 민통선 이북 지역이라 정부 관리는 소홀했고 주민들은 땅을 재임대하는 등 폐해가 이어졌습니다.
한 사람이 축구장 면적 수십 배를 빌려 독점하기도 했고, 싸게 빌린 나라 땅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빌려주고 비싼 임대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치호 / 자산관리공사 강원본부장 : (제도 변경 취지는) 한 사람이, 특정인들이 다수 가지고 있는 땅을 지역주민에게 골고루 쓰게 하자. 왜 일부 누구는 20만 평, 30만 평 몇 사람이 다 임대하고….]
일부 농민들은 국유지를 회수하려면 경작권을 보장하고 그동안 들어간 개간비도 보상해 줄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집단행동도 예고하고 있어 민통선 부근 나라 땅을 둘러싼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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