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고 신성일의 청춘 시절을 조명하는 기획 전시가 4일부터 열렸는데요.
개막식에 참석한 아내 엄앵란은 요즘도 '소리 없는 눈물'을 흘린다며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최두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반세기 동안 5백 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화배우 고 신성일.
신성일의 영화 세계를 '청춘' 키워드로 조명한 기획 전시 개막일에 맞춰 아내이자 동료 배우 엄앵란이 취재진 앞에 섰습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5개월 만입니다.
엄앵란이 쏟아낸 건 다름 아닌 남편에 대한 짙은 그리움입니다.
[엄앵란 / 원로 배우·故 신성일 아내 : 이 양반(故 신성일)은 지금 뭐 하고 있을까 어떻게 그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갔을까 하는 '소리 없는 눈물'이 나도 모르게 여기서 주르륵 나와.]
하지만 '세기의 결혼식'이라 불렸던 남편과의 결혼사진 앞에선 금세 환한 미소를 되찾습니다.
'청춘 신성일'의 사진 앞에서도 자랑이 앞섭니다.
"이렇게 잘생긴 사람하고 살았어요."
남편과 함께한 작품 가운데 엄앵란이 첫손가락에 꼽은 '맨발의 청춘'.
신성일이 연기한 '두수'의 방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에선 일부러 침대에도 털썩 앉아보지만,
"어디 갔어."
이제는 곁에 없는 남편의 빈자리는 못내 아쉽기만 합니다.
신성일이 영화에서 입고 나와 불티나게 팔렸던 가죽 재킷과 청바지 복원품을 입은 마네킹도 슬쩍 한 번 어루만져봅니다.
남편과 함께 은막의 황금 콤비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의 '청춘 엄앵란' 사진 앞에선 흐르는 세월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내가 이랬다는 거 아냐. 패션모델."
엄앵란은 생전에 일에 치여 늘 바빴던 남편 신성일을 회상하며 유명한 사람과는 결혼하지 말라면서도,
[엄앵란 / 원로 배우·故 신성일 아내 : 유명한 사람하고 결혼하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아니 남편 얼굴을 볼 수 있어야지.]
꾹꾹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았습니다.
YTN 최두희[dh0226@ytn.co.kr]입니다.
(■ '청춘 신성일, 전설이 되다' 4월 4일~ 6월 30일, 한국영화박물관 기획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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