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변 곳곳에 소음을 막기 위해 투명한 방음벽이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투명 방음벽에 새들이 모르고 부딪혀 죽는 경우가 많아 대책이 시급합니다.
황선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시의 도로변에 있는 투명 방음벽입니다.
방음벽 바로 아래 흩어진 깃털과 함께 비둘기가 죽은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새들에게 이런 투명한 방음벽은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새들이 투명 창을 개방된 공간으로 인식하는 데다 눈이 머리 옆에 있어 정면의 장애물과의 거리를 분석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윤순영 /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 투명하기 때문에 바로 새들이 통과하는 거예요 유리벽인 모르고 스트라이크(충돌)가 일어나서 부딪혀서 죽게 되는 거죠.]
실제 환경부와 국립생태과학원이 전국의 투명 방음벽과 건물 유리창 56곳을 조사한 결과, 378마리의 조류 폐사체가 발견됐습니다.
폐사한 조류는 멧비둘기 등 소형 텃새가 대부분이며, 연간 8백만 마리가 충돌사고로 죽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환경부는 밝혔습니다.
충돌사고를 막기 위해선 투명 방음벽을 줄이는 게 최선입니다.
어쩔 수 없이 투명 방음벽을 설치할 경우에는 일정 간격의 무늬를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영준 / 국립생태원 동물관리연구실장 : 유리창이 사람의 손바닥보다 더 큰 공간이 있게 되면 충돌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되도록 줄이나 점들이 5~10센티 간격 이하로 찍혀져 있도록 만드는 게….]
흔히 독수리나 매 등 맹금류 스티커를 붙여놓기도 하지만 새들이 가짜라는 걸 금방 알아차리기 때문에 효과가 없습니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새로 설치되는 방음벽은 조류충돌 방지조치를 의무화하고 환경영향평가에도 반영할 계획입니다.
YTN 황선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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