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에 내린 폭우와 섬진강 범람으로 호남 여러 시군이 큰 피해를 봤었죠.
특히 전남 구례에서는 수백 마리에 달하는 소가 떠내려가거나 폐사하는 피해가 났습니다.
수해가 난 지 한 달 만에 농민들이 소 위령제를 지내고 피해 보상을 촉구했습니다.
나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집중호우와 섬진강 범람으로 구례 읍내 대부분이 잠겼던 지난달 8일,
어디선가 떠내려온 소들이 지붕과 주택 안을 차지했습니다.
골목에는 불어난 물을 피하지 못한 소 사체가 즐비합니다.
"죽은 소를 살려내라! 살려내라!"
한 달이 지나 축산 농민들이 마을 회관 앞에 모였습니다.
목숨을 잃은 소들의 넋을 달래주려는 겁니다.
죽은 지 얼마 안 된 송아지도 앞에 놓였습니다.
어미 소가 수해로 죽은 뒤 젖도 제대로 못 물리다가 시름시름 죽어간 송아지입니다.
[배금봉 / 전남 구례 양정마을 주민 : 자식같이 키운 애들이잖아요. 소도. 저렇게 가버리면 얼마나 마음이 아픈데요.]
지난달 수해로 죽거나 떠내려간 소만 구례에 마흔다섯 농가, 5백여 마리에 달합니다.
안타깝지만 살아날 기미가 적어 도축한 소도 2백 마리가 넘습니다.
[전용주 / 전남 구례 양정마을 이장 : (키우던 소) 14마리가 유실되거나 폐사했습니다. 소가 한 마리, 두 마리 죽어 갈 때는 내 새끼가 죽어가는 것하고 똑같은 심정입니다.]
주민들은 섬진강댐에 방문해 책임을 인정하라며 항의했습니다.
[김창승 / 섬진강 수해극복 구례대책본부 공동대표 : 그러면 적어도 열 시간 전에, 최소한 열 시간 전에 긴급 대응이라도 했으면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저희는….]
고성에 격한 말까지 터져 나오고 급기야 실랑이까지 벌어졌습니다.
주민들은 댐 방류량 조절에 실패해 수해가 일어난 것이라며 100% 피해 보상을 촉구했습니다.
모든 게 잠기고 가축들이 죽어 나간 끔찍한 수해였지만, 한 달이 지났어도 주민들의 피해 복구는 멀게만 느껴집니다.
YTN 나현호[nhh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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