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엔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삼성 내부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삼성이 자회사 가치를 2배 넘게 부풀린 사실을 알고도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유리하도록 합병을 진행했다는 겁니다.
최기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5년 8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직전 작성된 삼성 내부 문건입니다.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체 평가액 3조 원과 시장 평가액 8조 원 사이 괴리 때문에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대책을 논의한다는 내용입니다.
8조 원 시장 평가액을 매긴 건 삼성이 의뢰한 삼정과 안진 회계법인.
따라서 삼성 자체 평가액 3조 원보다 5조 원이나 부풀려졌다는 걸 삼성이 몰랐을 리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용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처음 삼성 내부 문서를 본 순간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의혹으로 제기됐던 여러 문제가 단지 의혹이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시기 작성된 또 다른 보고서에도 가치를 저평가하면 합병 비율 검토 보고서와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적혀있습니다.
박 의원은 엉터리 자료인 줄 알면서도 국민연금에 보고서를 낸 것은 투자자를 기만하는 사기 행위에 해당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뻥튀기한 평가가 모회사인 제일모직 기업 가치를 높였고,
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 일가가 삼성물산 주주보다 유리한 합병 비율을 적용받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겁니다.
[박용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제일모직 주가의 적정성 확보를 위해 고의로 분식회계를 한 것이며 이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사후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한 것임을….]
게다가 합병 뒤에도 분식회계 모의를 위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과 긴밀하게 협의했다는 정황도 이메일 기록으로 포착됐습니다.
이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문제 제기가 일리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분식회계 여부를 가릴 증권선물위원회 판단에 개입할 수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최종구 / 금융위원장 : 그러니까요.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이런 부분들이 이 사안의 핵심적인 내용 중 하나일 텐데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논의되고 있을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삼성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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