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던 동해안 군부대 해안 순찰로가 해안 절경을 감상하는 탐방로로 잇따라 재탄생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해안 탐방로 조성에 나서고 있어 환경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km에 달하는 탐방로를 따라 동해안 비경이 펼쳐집니다.
강릉시가 2년 전 군 해안 순찰로를 활용해 만든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입니다.
건국 이후 처음으로 일반에 개방하면서 주말과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탐방객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3천 원의 입장료를 받기 시작한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111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이곳 바다부채길을 찾았습니다. 입장료 수익만 24억 원이 넘습니다.
지난 4월 무료 개방한 속초 '외옹치 바다 향기로' 역시 군 해안 순찰로를 활용해 조성한 탐방로입니다.
1.74km의 산책로를 걷다 보면 6·25전쟁 이후 65년 동안 베일에 싸였던 해안 절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정순권 / 서울시 휘경동 : 옛날에 여기가 군사지역이기 때문에 못 와봤는데, 이렇게 파도가 직접 치는 걸 보니까 정말 좋아요.]
이처럼 동해안 탐방로가 인기몰이하면서 다른 지자체들도 탐방로 조성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습니다.
삼척시는 초곡 용골 촛대바위를 중심으로 640m의 '해안녹색경관길'을 올해 안에 완공할 계획입니다.
또 동해시는 한섬 일대에 2020년 개통을 목표로 '감성 바닷길' 조성에 나섰고, 양양군도 수산항 인근에 해안 탐방로 개설을 추진 중입니다.
[양양군 관계자 : 다른 곳도 탐방로를 만드니까 저희도 한 번 해보자 해서 추진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환경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김안나 / 속초·고성·양양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오랜 시간 동안 보존돼 왔던 생태계들이 개방됨으로써 빠르게 훼손될 거라고 보여요.]
환경단체들은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해안가에 대한 개발은 신중해야 하고 이미 개방된 곳은 인원 제한 등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할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YTN 송세혁[sh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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