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과거사 청산 박차...국립묘역에서 독재자 묘 퇴출 / YTN

2018-08-24 6

스페인 사회당 정부가 쿠데타로 집권해 스페인을 철권통치했던 독재자 프랑코의 특별묘지를 국립묘역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파시스트 유산을 청산하려는 조치입니다.

황보선 유럽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마드리드에서 북서쪽으로 50㎞ 떨어진 곳에 있는 '전몰자의 계곡'

150m 높이의 세계 최대 십자가가 설치된 스페인 국립묘역입니다.

이 안에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유해가 높이 15m 비석이 놓인 특별묘지에 묻혀 있습니다.

프랑코는 1936년 쿠데타로 군사정권을 수립한 뒤 이에 저항하는 민병들과 내전에서 나치 독일의 지원을 등에 업고 승리해 30여 년 철권통치를 폈습니다.

그의 독재 기간에 야권 인사와 언론인 등 수만 명이 투옥돼 사망했고, 좌파 인사들의 유아 3만여 명이 납치됐습니다.

스페인 사회당 정부가 이 프랑코의 묘를 이장하기로 국무회의에서 결정했습니다.

내전 때 프랑코의 군대가 죽인 5만여 명의 넋을 기리는 곳에 학살자의 유해를 함께 둘 수 없다는 겁니다.

지난 2007년 제정된 과거사 청산법을 개정해 프랑코의 후손과 지지자들이 법적으로 대항할 여지도 없애기로 했습니다.

[카르멘 칼보 / 스페인 부총리 : 우리는 독재자의 유해가 독재 피해자들의 넋을 기리는 국립묘역에 묻혀 있는 현실을 언제 바꿀 수 있을까요?]

스페인 정부는 프랑코의 묘를 없앤 자리에 평화와 화해를 기원하는 시설을 세울 계획입니다.

이 방안은 다음 달 국회 심의에서 이변이 없는 한 승인될 전망입니다.

[페르난도 마르티네스 로페스 / 스페인 과거사 청산위원회 사무총장 : 독일이나 이탈리아가 히틀러나 무솔리니를 위한 국립 기념관을 용납하겠습니까? 분명히 아니죠.]

'프랑코 청산'은 지난 6월 우파 국민당 내각을 실각시키고 집권한 산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주요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스페인 '전몰자의 계곡'에 있는 프랑코의 묘는 유럽에서 파시스트를 기리는 국립 시설물로는 유일하게 남아 있던 것입니다.

이게 올해 말이면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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