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한문 앞에 쌍용차 해고 노동자의 분향소가 5년 만에 다시 설치됐습니다.
스스로 세상을 등진 서른 번째 쌍용차 가족을 추모하기 위한 건데, 일부 극우단체가 찾아와 행패를 부리기도 하면서 내내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이경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천막을 밀고 당기며 몸싸움이 난무했던 그 차가운 밤.
부당 해고를 알리겠다며 도심 한복판에 분향소를 차렸던 쌍용차 조합원들은 그렇게 떠밀리듯 대한문을 떠났습니다.
그로부터 5년, 세상을 등진 아까운 목숨 여덟이 늘어 30명을 채운 뒤 다시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차렸습니다.
[김득중 /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 더 이상의 죽음은 막아달라는, 남은 해고자들이 전원 공장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는 고인과 유족의 뜻을….]
영정사진과 국화꽃을, 이번엔 일부 극우단체들이 막아섰습니다.
[극우단체 집회 참가자 : 철수해! 철수해! 우리 애국자들이 치는 텐트를 그렇게 폭력과 공권력으로 막지 마시고….]
분향소를 없애라며 천막으로 돌진하고, 추모객과 국회의원에게까지 주먹을 휘두르는 등 마찰이 끊이질 않습니다.
대한문 앞에 터를 잡은 친박 단체와 아슬아슬한 '옆집 살림'을 하게 된 건데, 쌍용차 노동자들은 잇단 갈등에도 이곳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김정욱 /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 : 어느 날 (동료의) 죽음이 멈췄던 게 실은 이곳 대한문이었거든요. 우리 문제를 풀기 위해서 이 문제에 대해 정부가 나서기를 촉구하면서….]
일촉즉발, 초조함 속에도 시민들의 추모 발길과 사회 각계각층의 관심은 큰 힘이 됩니다.
10년의 싸움과 생활고로 몸도 마음도 지쳤지만, 덕분에 복직 열망은 커지고 있습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 : 저는 쌍용에 몸을 바쳤기 때문에 앞으로 평생을 거기서 일하고, 몸을 바칠 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영 정상화'가 먼저라며 복직은 뒷전인 쌍용차에 맞서 거리 위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슬픔이 서린 대한문 앞, '해고는 곧 살인'이라며 해결을 촉구하는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이곳에서 추모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YTN 이경국[leekk04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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