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화물선 사흘째 불...업체 망연자실·주민 고통 호소 / YTN

2018-05-23 0

인천항 중고차 화물선 화재가 사흘째 꺼지지 않으면서 업체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소방대원 300여 명이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인천항 주변을 가득 메운 매캐한 연기에 주민들까지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박서경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화물선 안, 빽빽하게 주차된 중고차들이 모두 불에 타 앙상한 뼈대만 남았습니다.

[현장 소방대원 : 저기 차 있다. 저기 좀 비춰봐. 저기.]

철제 천장도 뜨거운 열기에 휘어버렸습니다.

[현장 소방대원 : 비춰 봐. 천장 비춰봐.]

인천항 1부두에 정박해 있던 5만 톤급 화물선에 불이 난 건 지난 21일 오전 9시 40분쯤입니다.

승선원은 모두 대피해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화재 진압 과정에서 소방대원 한 명이 머리를 다쳤습니다.

불이 난 지 50시간이 지났지만, 소방대원 등 300여 명이 투입돼 여전히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밤샘작업을 벌이며 진화에 힘쓴 소방대원들은 잔뜩 그은 얼굴로 겨우 짬을 내 목을 축입니다.

선박 내부 상황이 녹록지 않아 작업이 쉽지 않았던 탓에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현장 소방대원 : 3일 동안 직원들이 잠 못 자고 계속 진입해서 작업하느라 다들 힘든 상태일 겁니다. 진화복 입고 방열복 입고 호흡기 단 상태에서 들어가니까….]

바람을 타고 번진 매캐한 연기와 유독가스에 인근 주민들은 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치솟은 까만 연기가 하늘이 뒤덮었던 순간을 떠올리면 지금도 숨이 차오릅니다.

[박고경 / 인천 용현동 : 밖에 나올 생각을 못 하겠더라고요. 너무 (공기가) 안 좋으니까 연기로 가득 차있고 그냥 숨을 못 쉬겠으니 공기청정기 강풍으로 해놓고….]

갑작스러운 화마는 중고차 수출 시장까지 집어삼켰습니다.

배에 실려있던 수출용 중고차 2천4백여 대 가운데 절반 정도가 완전히 타버린 만큼, 수출 시장의 타격은 불가피합니다.

[윤종돈 / 중고차 수출 관계자 : 배 운임이 올라가거나, 컨테이너 작업이 힘들다거나 이러면 바이어들이 한국 차량을 사지 않고 일본으로 갈 우려가 있죠. 큰 불안 속에 있는 거죠.]

가까스로 진압은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지만, 인천항 부근 곳곳에서는 당분간 화재로 인한 피해를 외치는 목소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박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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