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칠레의 가톨릭 주교단 소속 주교 전원이 성직자들의 미성년자 성추행 사실을 숨긴 것에 책임을 지고 교황에게 집단 사표를 냈습니다.
이런 일은 가톨릭 역사상 처음입니다.
김종욱 기자입니다.
[기자]
칠레 주교단은 사흘간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과 긴급회의를 한 뒤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주교 30여 명 전원이 교황에게 일괄 사표를 냈다고 밝혔습니다.
[후안 곤잘레스 / 칠레 주교 회의 소속 : 로마에 온 주교 모두가 사퇴합니다. 저희의 앞길을 온전히 교황께 맡깁니다.]
[페르난도 라모스 / 주교 회의 사무총장 : 교황께서 사표를 수리 또는 반려하실지는 몇 주 안에 결정하실 것으로 봅니다.]
교황청 한 관리는 "한 나라의 주교단 전체가 추문에 휘말려 총사퇴를 결의한 건 가톨릭 역사상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청소년 시절 성추행당한 피해자들은 가장 약한 이들을 학대하고 정의를 짓밟은 주교단 사퇴는 당연하다면서도, 전례 없는 바람직한 조치로 큰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환영했습니다.
칠레는 가톨릭 전통이 강하고, 오랜 독재를 겪으며 인권 수호자로 존경받았습니다.
하지만, 미성년자 수십 명을 성추행해 면직된 신부의 악행을 숨긴 것 때문에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여기에다, 교황이 은폐 의혹을 받는 주교를 칠레 남부 교구에 임명하더니 지난 1월 칠레 방문 때는 이 주교를 두둔하는 발언까지 했다가 거센 반발을 샀습니다.
이후 교황은 칠레에 특사단을 보내 은폐 의혹 재조사를 지시했고, 특사단 보고서를 검토한 뒤 "정보가 부족해 판단에 중대한 오류를 범했다"며 피해자들에 사과하고 칠레 주교단을 긴급 소환했습니다.
한 비정부 기구는 지난 2000년 이래 칠레 가톨릭 성직자 약 80명이 미성년자 성추행을 했다고 집계했습니다.
YTN 김종욱[jw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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