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정 청탁 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이 오늘(5일)로 시행 100일을 맞습니다.
청렴 사회로 가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일부 업계에선 직격탄을 맞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차정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손님들로 한창 붐벼야 할 점심시간, 여의도 고급 음식점 테이블이 텅텅 비었습니다.
지난해 9월 말 부정 청탁 금지법 시행 이후 익숙해진 풍경입니다.
예약 손님은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절반가량 줄었고 연말연시 특수는 그야말로 옛말입니다.
[김진완 / 복요리 전문점 운영 : 올해로 19년째 영업하는데요. 이번 연말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너무 손님이 없어요. 낮에는 그나마 식사 손님이 있었는데요. 저녁에는 썰렁하거든요.]
화훼업계도 울상입니다.
대목이라는 인사철이지만, 일반 기업에서 주문한 축하 꽃바구니 몇 개가 매출의 전부입니다.
[이성원 / 꽃집 운영 : 실제로 정부 쪽은 (주문이) 안 들어오고 있어요. 일반 기업 같은 경우만 들어오고 있습니다. 김영란법(부정 청탁 금지법)이 아예 문화가 돼서 주면 안 되겠다거나 받으면 안 되겠다 (이런 인식이 있습니다.)]
부정 청탁 금지법 시행 이후 첫 명절이 다가오면서, 백화점 업계는 저가 상품 공략에 나섰습니다.
설 선물세트가 진열된 백화점 매장입니다.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상품대신 5만 원 이하로 가격대를 맞춘 실속 세트로 가득 찼습니다.
한우 대신 돼지고기나 외국산 고기로 대체하고, 생선과 과일은 수량을 적게 넣었습니다.
[정병주 / 롯데백화점 홍보팀 대리 : 기존에 5만 원 이하는 유료 배송이었는데, 김영란법 시행을 맞아 3만 원에서 5만 원 이하 상품도 무료로 배송합니다.]
청렴 사회로 가는 첫걸음은 뗐지만, 소비 심리 위축이라는 부작용도 드러나면서 영세상인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YTN 차정윤[jych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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