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본인과 친인척의 비리 의혹이 여러 차례 불거져 지지세 확산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정치 신인들에겐 더욱 혹독하다는 검증의 시험대를 이겨내고, 반 전 총장이 극적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권민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대선 판도를 뒤흔들 '미국발 태풍'이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국내 입국 하루 전부터 악재를 만났습니다.
친동생과 조카가 베트남 고급 빌딩 매각을 위해 중동 관리에게 뇌물로 250만 달러를 주려다 적발돼 기소된 겁니다.
[반주현 / 반 전 총장 조카 : (어떻게 됐어요?) 아니, 저 뭐… 노 코멘트. (총장님은 사전에 내용을 모르셨나요?) ….]
조카 반주현 씨는 또 장기 병역 기피로 지명 수배 중이라는 의혹까지 더해졌고, 반 전 총장 둘째 동생이 미얀마 사업 과정에서 유엔 대표단 직함을 동원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반기문 / 전 유엔 사무총장 (1월 25일) : 저 자신은 검증의 '검' 자도 해당이 안 될 거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여러 가지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이런 얘기가 나와서 제가 참 몸 둘 바를 모르고요.]
태광실업 박연차 전 회장에게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본인의 일기장까지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지만, 여전히 잠재적 뇌관으로 남아있습니다.
문제는 이제 검증이 시작이라는 점입니다.
야권은 연일 반 전 총장의 도덕성을 도마에 올리며 출마 선언 이후 본격적인 검증 공세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표 (1월 25일) : 만약 반기문 전 총장이 국회 인사청문회에 서셨더라면 부적격 사유이자 즉각 사퇴했어야 할 중대한 사안이었겠습니다.]
그러나 검증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습니다.
야권이 기존에 제기된 의혹 외에 이른바 결정적 한 방을 내놓지 못하면 오히려 짧은 대선 기간 속에서 반 전 총장이 검증의 터널을 손쉽게 통과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검증을 견뎌내느냐는 후보 본인의 몫입니다.
제3지대 세력 재편을 꾀하는 반 전 총장이 현실 정치의 혹독한 검증을 이겨내고 본선 경쟁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권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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