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염소 위에서 분해 능력 뛰어난 효소 55종 발견 / YTN

2017-11-15 3

[앵커]
과학적 발견은 종종 일상 속의 현상을 주목하다가 이뤄지는데요.

소화제와 사료 첨가제를 만드는 데 쓰는 효소를 개발한 국내 연구진이 최근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흑염소가 나무뿌리도 소화할 정도로 소화력이 뛰어나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하는데요.

백종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소가 먹을 볏짚과 사료 위에 흰 가루를 뿌립니다.

거친 먹이의 소화를 도와 성장 속도를 높여주는 단백질 촉매제, 즉 효소입니다.

[고보민 / 한우 농가 : (한 마리당) 하루에 20g씩 주는데 농가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되기도 해요. 그만큼 소에게 좋은 성적과 체중이 나와서….]

국내에서 소비되는 산업용 효소 가운데 절반은 가축용 사료 첨가제가 차지합니다.

20%는 식품에, 11%는 세제, 2%는 제약 분야에 사용됩니다.

한해 천억 원 규모의 시장이 있는데 국내에는 효소를 만드는 기술이 없어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해왔습니다.

국산화 방법을 연구하던 국내 연구진은 되새김질로 나무뿌리까지 거뜬히 소화해내는 흑염소에 주목했습니다.

볏짚만 먹인 흑염소의 위에서 미생물 DNA를 추출해 대장균에 넣어 증식했더니, 분해 능력이 뛰어난 효소 55종이 나온 겁니다.

흑염소 위에서 찾아낸 이 효소는 기존에 널리 쓰이는 토양 곰팡이나 미생물에서 추출한 섬유소 분해효소보다 분해 능력이 2배 이상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효소를 대장균 속에서 증식시키면 대량생산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경태 /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사 : 이번에 발견된 효소를 사용하게 되면 3년 내 수입대체 효과가 3분의 1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농촌진흥청은 효소 34종을 특허로 등록하고 산업체에 기술을 이전할 계획입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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