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베테랑 맏형·새내기 소방관의 순직 / YTN

2017-11-15 0

어제 새벽, 아까운 두 명의 소방관을 잃었습니다.

외벽에 금이 가고, 기울면서 주민들이 이전 요구를 했던 강릉의 낡은 정자 '석란정'에 난 화재가 두 소방관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토요일 밤 불이 진압된 석란정에 다시 연기가 난다는 신고에 맏형과 막내 소방관이 앞장서 잔불을 정리하던 중이었습니다.

'우지끈' 소리라도 났으면 피했으련만… 전조 증상이 없었습니다.

전날 화재 진압 때 물을 많이 먹은 건물은 소리도 없이 두 사람을 덮쳤습니다.

무사하길…무너진 잔해 속에 깔린 동료를 찾는 소방대원들의 간절하고 애타는 마음은 끝내 애끓는 눈물이 되었습니다.

이영욱 소방위는 정년 퇴임을 단 1년 앞두고 변을 당했습니다.

말년인데 몸 생각하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았던 베테랑 소방관은 사이렌 소리에 늘 먼저 장비를 챙겼습니다.

후배들에게 신망이 두터웠고요.

표창도 여섯 번이나 받았습니다.

[동료 소방관 : 팀장으로서 이끌어주시고 궂은일도 혼자 나가서 솔선수범해주시고 그랬죠.]

고 이영욱 소방위는 1988년 서울 성동소방서에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병환으로 몸져누운 부친을 보살피기 위해 94년 강릉소방서로 자원해 내려왔고요.

2000년 초부터는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극진히 모셨습니다.

이제 아흔이 넘은 노모는 요양원에 모셨는데요.

이 소방위의 소원은 "퇴직하고 요양원에 모신 어머니를 매일 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극진한 효자의 소원은 끝내 이뤄지지 못하게 됐습니다.

지난 1월 경포 119 안전센터로 첫 발령이 난 고 이호현 소방사.

함께 숨진 이영욱 소방위를 아버지처럼 따랐던 막내였습니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너무나 사랑했던 젊은 청년이었습니다.

[故 이호현 소방사 사촌 형 : 운동도 많이 했고 등산도 많이 다니고 자기 체력 관리를 꾸준히 할 정도로 소방관 직업을 굉장히 사랑했던 친구였는데….]

소방관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뒤늦게 편입하고 독하게 시험 준비를 했습니다.

어렵사리 이룬 꿈에 대한 자부심도 컸습니다. 어려운 현장에서 일하려면 체력을 키워야 한다며 퇴근 후 운동도 열심히 했고요.

입에 술 한 방울 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좋아하던 첫 근무지가 마지막 근무지가 되고 말았지요.

故 이호현 소방사의 아버지는 "그렇게 좋아하던, 그토록 바라던 소방관을 1년도 채 못했구...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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