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선고한 벌금을 내지 못해 노역으로 대체하는 것을 '환형유치'라고 합니다.
지난 2014년,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은 벌금 254억 원을 내지 않고 해외에서 호화생활을 하다가, 논란이 되자 '몸으로 때우겠다'며 입국했는데요.
허 전 회장의 환형유치 기간은 50일, 하루 노역으로 매일 5억 원씩을 탕감받는 셈이었습니다.
이른바 '황제노역' 비난 여론이 들끓자 그해 5월에 형법 조항이 새로 만들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벌금이 1억 원에서 5억 원 미만일 때는 300일 이상,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일 때는 500일 이상, 50억 원 이상일 때는 1,000일 이상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노역장에 처할 때 하루 일당은 통상 벌금액의 1000분의 1을 기준으로 합니다.
전재용, 이창석 씨의 벌금은 40억 원 이었죠.
그래서 검찰은 두 사람의 일당을 하루 4백만 원으로 환산했습니다.
미납액이 각각 38억 6천만 원, 34억 2천만 원이니까 계산해보면 전 씨는 965일(약 2년 8개월), 이 씨는 857일(약 2년 4개월)을 일해서 갚아야 합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죄를 짓고 벌금을 내지 못해 노역으로 대신하게 되면 하루 얼마씩을 탕감받을까요?
하루 10만 원입니다.
그래서 아직도 '황제노역' 논란이 계속되는 겁니다.
벌금 높을수록, 탕감도 많다?
새 제도에 따르더라도 노역 기간은 최대 3년을 넘길 수 없기 때문에 벌금 액수가 커질수록, 역설적으로 하루에 탕감받을 수 있는 금액도 커지는 거죠.
애초에 수백억 원을 탈세할 일도, 벌금 수십억 원을 선고받을 일도 없는 서민 입장에서는 참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계산법인데요.
지금도 노역장에서는 하루 일당이 10만 원인 사람, 수백, 수천만 원인 사람이 함께 일하고 있을 텐데, 사회에 끼친 손실은 어쩌면 일당에 반비례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연수 [ysn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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