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1일)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에 이런 대자보가 붙었습니다.
종이를 한 겹 걷어내고 있죠.
구겨진 종이 뒤로 '올바른 민주주의 대한민국'이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자세히 보면 작은 사람이 종이에 밧줄을 매어 잡아당기고 있습니다.
그 위로 '움직여야 할 때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보입니다.
대자보를 본 학생들이 저마다 줄을 잡아당기는 사람 형상을 그려 넣어 지금은 여럿이 힘을 모아 민주주의를 가린 장막을 벗겨내는 '참여형' 대자보가 됐습니다.
"1세기의 일이다. 바울 일행이 귀신들려 점을 치는 여종을 마주한 일이 있었다."
성경에 나오는 일화입니다.
바울 일행은 귀신 들린 여종에게서 귀신을 쫓아냈다가 돈벌이 수단을 잃은 여종의 주인으로부터 매질을 당하고 감옥에 갇힙니다.
감옥에서 풀려난 바울은 이후 겸손을 강조합니다.
귀신 들린 여종을 통해 돈을 버는 사회를 바라보지 않고, 귀신만 쫓아내면 된다고 생각했던 오만을 반성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붙는데요.
감리교신학대, 서울신학대, 성공회대 등 7개 개신교계 대학들로 구성된 신학생시국연석회의의 시국선언문입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2016년의 일이다. 국민이 선출한 헌법기관의 결정이 사실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의사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신학생들은 바울의 이야기에 빗대 문제는 최순실이라는 귀신이 아니라, 권력 있는 개인이 국정을 농단하고 대기업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이 체제 자체라고 지적합니다.
시국선언문은 "공화국은 끝났다. 무당을 끌어내고 신전을 폐하라"고 촉구하며 끝맺습니다.
앞서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들은 최순실 사태를 외국에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영어, 중국어, 이탈리아어 등 무려 10개 언어로 번역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직접 낭독했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은 무속인 복장을 하고 방울과 부채를 흔들며 굿판을 벌였습니다.
정국을 풍자하고 나라가 정상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이른바 '시굿선언'이었죠.
학생들의 목소리는 나라 밖에서도 이어져, 호주 시드니의 한인 학생들과 미국 UC버클리 유학생들도 시국선언을 발표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을 걱정하는 마음이 대학과 전공 특성을 담은 이색 시국선언으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11월 3일, 오늘이 '학생의 날', 학...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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