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적인 IT업체인 미국의 퀄컴에 대해 역대 최대 수준인 1조 원이 넘는 과징금이 국내에서 부과됐습니다.
휴대전화 필수 부품인 칩세트 공급을 볼모로 자사의 이동통신기술 특허 사용을 강요하고 다른 회사의 특허까지 착취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신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퀄컴은 이동통신 기술 특허권 사업을 하면서 이동통신 기기 핵심 부품인 모뎀 칩세트를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삼성과 애플 등 휴대전화 제조사에는 칩세트를, 인텔 등 다른 칩세트 제조사에는 특허권을 팔며 전 세계 이동통신 시장을 주무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경쟁 칩세트 제조사에는 칩세트 제조에 필수적인 기술 특허권 제공을 거절하거나 제한하고, 휴대전화 제조사에는 칩세트 공급을 볼모로 퀄컴이 보유한 특허권을 쓰도록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필요하지도 않은 특허권까지 통째로 계약해야 했고, 자사의 특허 기술을 퀄컴에 무상 제공해야 했던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퀄컴이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이른바 '특허권 갑질'을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역대 최대인 1조 3백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특허 기술을 차별 없이 제공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신영선 /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 : 휴대전화 제조사에 일방적인 라이선스 조건을 강제해 온 퀄컴의 부당한 비즈니스 모델을 공정위가 최초로 바로잡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단말기 가격의 5% 정도를 특허권 사용료로 퀄컴에 내던 휴대전화 업체들은 이번 결정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시정 명령이 휴대전화 단말기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칫 미국의 보호무역 움직임을 자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일부 나오고 있습니다.
퀄컴은 공정위의 결정이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시장 현실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반발하며,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소송을 내기로 했습니다.
YTN 신윤정[yjshin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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