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적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60대를 축사에서 노예처럼 부려온 사람이 또 적발됐습니다.
그런데 적발된 피의자는 광역의원을 지내고 군수 후보에도 출마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김범환 기자입니다.
[기자]
힘이 부치는지 산소호흡기를 찬 노인이 힘없이 상자에 걸터앉아 있습니다.
경찰이 집 내부를 수색해 보니 이 노인의 숙소는 곰팡이 투성이에, 벽지는 벗겨져 있습니다.
상수도는 나오지도 않고 취사도구 하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김상욱 / 전남 장성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 : 농장에서 초췌한 모습의 노인이 비를 맞으면서 일을 하는 것을 발견하고 이상히 여겨 상담하던 중 사건을 인지하게 됐습니다.]
지적장애가 의심되는 67살 양 모 씨는 지난 10년 동안 축사와 농장에서 피의자 68살 오 모 씨로부터 착취를 당했습니다.
오 씨는 도의원을 지내고 군수에도 출마했던 사람인데, 최저 임금으로만 계산해도 1억 원이 넘는 임금을 주지 않은 겁니다.
[전 농장 관리인 : 왜 추석 쇠러 안 갔느냐 했더니, (피해자가) 아예 안 갔다고 하더라고요. 돈(월급)은 받았느냐고 물었더니, 나중에 준다고 했으니까 줄 거래요.]
피해자는 착취를 당하면서 건강 검진도 못 받아 지난해에는 식도암과 폐렴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후로도 피의자 오 씨는 치료비를 이유로 양 씨의 논을 판 뒤 일부를 몰래 쓰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양 씨의 기초 연금까지도 손을 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오○○ / 농장 착취 피의자 : 폐 기관이 안 좋아요. 폐까지 전이됐어요. (얼굴이) 검어서 그렇지 일은 못 해요. 삽 들고 일하는 것은 못 해요.]
오 씨를 입건한 경찰은 양 씨 외에 1명이 더 같은 농장에서 일했다는 주민의 말에 따라 수사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YTN 김범환[kimbh@ytnb.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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