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선 경찰관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늘고 있습니다.
부족한 인력과 불합리한 보수체계 같은 열악한 근무여건 때문에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고민을 상담해줄 시설과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이강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7월.
서울 마포경찰서 소속 31살 A 경위가 근무하던 지구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박정근 / 당시 서울 마포경찰서 형사과장 (2015년 7월) : 항거한 흔적 없고 총을 잡은 자세가 스스로 취한 점 등으로 미뤄 타살 정황은 없으나 추가로 필요한 사항은 조사할 예정입니다.]
A 경위는 평소 업무 스트레스로 병원진료까지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같은 경찰관들의 자살 사건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5년 전 13명이었는데 해마다 증가해 올해 들어서는 7월까지만 19명으로 늘었습니다.
우울증과 가정불화, 신병이나 질병, 경제나 직장 문제로 고민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경찰 업무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습니다.
세월호 현장에서 두 달 넘게 시신을 수습해 유족을 찾아주던 한 경찰관이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자살을 막기 위한 노력은 태부족입니다.
2014년부터 트라우마센터를 열었지만 전국에 4곳 뿐이고, 1인당 상담 예산은 소방관 3만6천 원보다 훨씬 적은 9천7백 원밖에 되지 않습니다.
[김정우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자살 위험군에 속하는 경찰관들이 실제로는 상담을 기피하고 있고 상담센터도 굉장히 부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경찰청 조사 결과 정신적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43%.
겉도는 자살 대책 속에 지금도 일선 경찰 가운데 누군가는 극단적인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YTN 이강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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