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상인 그래미상 후보까지 올랐던 유명 외국인 DJ가 이른바 '데이트 강간 약'으로 악명이 높은 신종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했다가 구속됐습니다.
무려 천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을 들여왔는데 약을 건네받은 사람들은 심각한 중독 증상을 보였습니다.
오태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 외국인 남성이 경찰들과 함께 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섭니다.
검색대에서 남성의 가방을 열자 세관 직원들이 몰려들면서 술렁이기 시작합니다.
여행 가방 안에 환각성이 높은 신종마약 GHB, 이른바 '물뽕'을 숨겨 들여오려다 적발된 겁니다.
GHB는 이른바 '데이트 강간 약'으로 불리는 신종 마약으로 투약하면 흥분상태가 되고 단기기억상실 증상도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 제가 들고 있는 것이 이번에 적발된 '물뽕'입니다.
보시다시피 물처럼 냄새도 나지 않고 색도 없어 세관의 단속을 몇 차례 피할 수 있었습니다.
마약을 밀반입한 남성은 영국인 52살 A 씨로 10여 년 전 미국 최대 대중음악상인 그래미상 후보에까지 오른 유명 DJ입니다.
지난해에는 서울 강남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클럽에서 공연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A 씨는 천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4ℓ를 모두 4차례에 걸쳐 들여왔는데 시가로는 3억7천만 원어치나 됩니다.
[황선기 /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팀장 : 렌즈 세척제용기에 나눠서 담아서…. 대량으로 가져온 것은 처음으로 확인된 것으로….]
마약은 국내에서 약품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50대 쌍둥이 형제에게 전달됐습니다.
이들 형제는 A 씨에게 체류비를 주고 일자리를 알아봐 주면서까지 약을 구할 정도로 심각하게 중독된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마약을 몰래 들여온 혐의로 A 씨를 구속하고 투약한 쌍둥이 형제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 A 씨로부터 마약을 공급받은 사람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YTN 오태인[otaei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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