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했다는 이유로 건널목을 건너던 아기 어머니가 뺨을 맞은 사건, YTN이 지난주 단독 보도로 전해드렸는데요.
이 여성이 사건 초기 이른바 쌍방폭행으로 입건된 것을 두고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권남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건널목 위에서 한 남성이 유모차를 끌고 가는 여성의 얼굴을 세차게 때립니다.
유모차에 7개월 된 딸을 태우고 가던 여성이 50대 남성에게 금연구역이니 담배를 꺼 달라고 말했다가 뺨을 맞은 겁니다.
하지만 경찰은 여성도 가해 남성을 때렸다며 두 사람을 모두 입건했습니다.
[아기 엄마 : 그냥 다 어이가 없어요. 이해가 안 가고. 자기 부인이나 아이가 맞아도 쌍방폭행으로 결론을 내릴지….]
건장한 남성이 먼저 폭력을 행사하자 맞대응한 여성.
사건이 알려지자 인터넷과 SNS는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경찰의 사건 처리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김희정 / 서울 응암동 : 아기도 옆에 있었기 때문에 그 엄마가 진짜 자기가 폭력을 행사하려고 했던 것 같지는 않거든요. 그냥 본인을 지키려고….]
그런가 하면 법 집행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있습니다.
[김 모 씨 / 서울 응암동 : 충분히 말없이 그냥 그 자리를 피해갈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때렸다는) 것은 쌍방폭행 이외에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논란이 일자 경찰은 가해 남성이 여성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50대 남성만 상해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정당방위 기준 자체가 모호하다 보니 언제든 비슷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실제 2년 전 집에 들어온 도둑을 때려 뇌사에 빠지게 한 이른바 '도둑 뇌사 사건'도 법원에서는 정당방위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양지열 / 변호사 : 먼저 시비를 걸었다거나 싸움을 걸었다고 할지라도 발끈해서 나서서 응대하고 나도 폭력을 가하게 되면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되는 것이거든요.]
다른 사람을 폭행했다면 법적인 책임을 져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둘러싼 논란을 보면 폭행당했을 때 어느 정도 저항하는 것을 폭행으로 봐야 할지, 사회적 논의를 통해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YTN 권남기[kwonnk0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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