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카지노 ♥vip933.com♥

2013-04-01 5

길잡이는 비단실

그러면 소나무행렬송충이가 집으로 돌아갈 때 의지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기어가면서 뽑은 실입니다.
제 1권의 미노타우로스금풍뎅이에서 이야기했듯이, 그리스의 크레타 섬에 머리는
소이고 몸은 인간인 미노타우로스라는 괴물이 있었습니다. 한 번 길을 잃으면 두 번
다시 밖으로 나갈 수 없는 미궁에 갇혀 있던 이 괴물을 물리친 것이 그리스 신화의
영웅 테세우스입니다.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라는 처녀에게서 받은 실꾸러미를 풀면서 미궁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올 때는 그것을 거꾸로 더듬어 밖으로 나왔는데,
만약 이 실로 표시하지 않았더라면 미궁에서 빠져 나올 수 없었겠지요.
솔잎 한 장 한 장은 송충이에게 굵은 기둥과 같은 것입니다. 그것이 빽빽이 나
있는 곳은, 특히 밤이라면, 크레타 섬의 미궁처럼 빠져 나가기가 아주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소나무행렬송충이에게는 비단실이 '아리아드네의 실'이 되어
틀림없이 돌아가는 길을 알게 됩니다. 송충이들은 식사 때는 뿔뿔이 흩어지지만
솔잎을 잔뜩 먹고 돌아올 시간이 되면 자신들이 실로 만든 길을 따라 다시 한 줄로
묵묵히 기어서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옵니다.
겨울이라도 날씨만 좋으면 낮부터 멀리까지 외출하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모두가 나무에서 내려와 땅 위를 헤매는데, 사람의 걸음으로 50보 정도의 거리를
돌아다닙니다. 이것은 먹을 것을 찾아 떠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자신들이 태어난 소나무에는 아직 잎이 잔뜩 남아 있는 데다가,
소나무행렬송충이들은 밝을 때는 아무것도 먹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멀리까지 외출하는 것이 건강을 위한 산책일까요, 근처를 둘러보기 위한
여행일까요?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번데기가 될 때 기어들 모래 땅을 미리 살펴보는
것일까요? 설마 곤충이 이렇게까지 계획적으로 생각하며 살고 있지는 않겠지요?
이렇게 멀리 나올 때에도 표시가 되는 실을 잊은 일은 물론 없습니다. 실치기는
이런 때일수록 더 필요한 것입니다.
행렬이 길게 이어질 때는 길에 깔린 비단실의 폭이 아주 넓어져서 돌아오는 길을
찾기에 편하지만 그래도 길을 찾느라고 갈팡질팡하는 때가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랫동안 헤매어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해 무리 전체가 그대로
바깥에서 자는 일도 있습니다. 소나무행렬송충이들에게 이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모두 한 덩어리가 되어 몸을 서로 붙이고 추운 밤을 지새는 것뿐입니다. 어쨌거나
추위에는 꽤 강한 벌레입니다. 그리하여 다음날이 되면 다시 길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결국은 왔던 길을 발견합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소나무행렬송충이들의 행렬은 길 표시인 비단실을 잘
찾습니다. 이 길 표시를 맨 앞의 송충이가 발로 느끼면 이젠 별 문제없이 집으로
돌아갑니다.
asf745a1sf67a4sf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