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페인 국민들이 진흙을 손에 묻힌 채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정부의 미흡한 대처 탓에 홍수 피해가 컸다면서 분노를 표출한 겁니다.
장호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성난 시위대 십 만여 명이 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현장음]
"살인자! 살인자!"
시청 벽면 주위에는 항의 표시를 나타내는 손모양 진흙 자국이 가득합니다.
경찰들은 시위대가 던진 진흙으로 범벅이 됐습니다.
거리 곳곳에선 바리케이트를 사이에 두고 무장한 경찰과 시위대들의 격한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어제(9일) 오후 6시쯤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 주에서 카를로스 마손 주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습니다.
지난달 29일 51년 만의 대규모 홍수로 2백여 명이 넘게 사망하자 정부의 부실 대응을 규탄하기 위해 나선 겁니다.
긴급 재난 안전문자가 12시간이 지나 발송되면서 인명피해를 키웠단 지적입니다.
[데이비드 루비오 / 시위 참가자]
"주 정부는 홍수 발생을 미리 경고하지 않았고 제때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물러가고 새 정부가 그들이 남긴 문제를 해결하길 바랍니다."
하지만 마손 주지사는 "시위대의 요구를 존중한다" 면서도 "지금은 복구와 구호 작업이 우선"이라며 즉각 사퇴는 거절했습니다.
마드리드와 알리칸테 등 다른 도시에서도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가는 상황.
책임 소재를 놓고 스페인 정치권에서도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장호림입니다.
영상편집: 석동은
장호림 기자 holic@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