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평범한 주택가의 다세대주택 베란다에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16년 동안이나 시멘트 아래에 암매장된 상태였습니다.
누수 공사가 아니었다면 영원이 묻힐뻔한 사건이었습니다.
홍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찰이 집 안으로 들어서고, 50대 남성을 체포합니다.
[현장음]
"살인, 사체 은닉 혐의로 체포하겠습니다."
남성은 16년 전인 2008년, 당시 동거했던 30대 여성과 다투다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남성은 동거녀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은 뒤 야외 베란다로 옮겨 벽돌을 쌓고 10cm 시멘트를 부어 암매장했습니다.
시신을 숨긴 뒤에도 남성은 8년 동안 이곳에서 거주했습니다.
남성이 떠난 뒤엔 새로운 세입자가 없었고, 집주인은 창고 등 다른 용도로 썼습니다.
이 같은 범행은 올해 8월 누수 공사를 위해 남성이 만든 시멘트 구조물을 부수면서 드러났습니다.
발견된 시신은 밀랍 인형처럼 보존돼 있었고 지문도 남아있었습니다.
[변해영 / 거제경찰서 수사과장]
"아래층에 있는 세입자들은 올라올 일도 없고, 건물 주인도 누수가 된다 공사를 해달라 민원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손댈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50대 남성은 혐의를 부인하다 뒤늦게 범행 일체를 자백했습니다.
다만 사체 은닉은 공소시효가 지나 살인 혐의로만 구속됐습니다.
여성이 살해된 지 3년 뒤 실종 신고가 접수됐지만 남성에 대한 별다른 혐의점이 없어 미제 사건으로 남았습니다.
경찰은 남성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필로폰 투약 사실도 확인돼 여죄를 조사 중입니다.
채널A 뉴스 홍진우입니다.
영상취재: 김덕룡
영상편집: 오성규
홍진우 기자 jinu0322@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