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금속 제련 세계 1위 기업인 고려아연에서 경영권을 둘러싼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 씨 가문과 장 씨 가문이 75년간 이어온 동업이 깨졌는데요.
모기업 영풍그룹과 손잡은 MBK파트너스는 현 경영진이 재무 건전성 악화를 불러왔다고 주장했고, 고려아연 측은 결국 중국에 회사를 넘겨주게 될 거라며 반발했습니다.
박기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고 장병희, 최기호 창업주의 뜻으로 75년 동안 지켜진 영풍그룹과 고려아연의 공동 경영 원칙.
3세 경영에 접어든 뒤 핵심 계열사,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을 벌이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지난 13일, 영풍그룹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손을 잡고 추가 지분을 매입해 확고한 경영권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후 고려아연 측의 공세가 이어지자, MBK파트너스는 기자회견을 열고 현 경영진을 비판했습니다.
[김광일 / MBK파트너스 부회장 : 현금을 물 쓰듯 하는 거다, 이거는. 일반 기업에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대로 가면 올해 말에는 이 회사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순부채 포지션으로 바뀝니다.]
특히 해외 M&A 실패 사례와 함께 최 회장의 SM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거론하며 경영권을 더이상 맡길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토종 기업'임을 강조하며 중국에 회사를 넘기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 거듭 선을 그었지만,
고려아연 측은 MBK파트너스 일부 펀드에 중국 자본이 있다는 점을 적극 부각했습니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할 경우 회사가 중국 배제를 중심으로 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대상이 돼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고러아연 노조도 적대적 인수합병 반대 의사를 밝혔고,
제련소가 있는 호주 퀸즐랜드에서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싸움에서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MBK파트너스는 일단 기관 투자자 등을 상대로 최소 7% 이상의 지분을 매수해 경영권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입니다.
75년 동안 두 집안의 공동 경영으로 글로벌 1위 회사로 우뚝 선 고려아연,
3대 이르러 결별이 확실시된 가운데 어떤 결론이 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박기완 입니다.
촬영기자;온승원
영상편집;윤소정
디자인;백승민
YTN 박기완 (parkkw061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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